케임브리지 자연과학 인터뷰 문제: 신발 굽
Kyle F. · Biological Natural Sciences (Cambridge)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빠르게 맞히는 훈련은 오래 했는데, 정답이 없는 질문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겠다는 학생이 많습니다. 옥스브리지 인터뷰는 딱 그 반대 능력을 봅니다.
저는 Kyle이고, 케임브리지에서 생물 자연과학(Biological Natural Sciences) 2학년을 막 마쳤습니다. 제가 받은 질문 하나가 그 차이를 아주 잘 보여 줘서 가져왔습니다.
저를 당황시킨 질문
"왜 우리 신발에는 굽이 있을까요?"
이게 전부였습니다. 자료도, 그림도, 눈에 보이는 생물학도 없었습니다.
먼저 인정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꽤 오래 멍했습니다. 몇 초가 아니라 한참이었어요. 그러니 "나라면 못 풀었겠다" 싶다면 그건 실력 문제가 아니라 정상 반응입니다. 이런 질문은 애초에 외워 둔 답이 있을 수 없게 설계돼 있습니다.
생물학자의 렌즈를 고르기
이런 질문에는 들어갈 문이 여러 개 있습니다. 예술가라면 보기에 좋은 형태를 이야기할 테고, 철학자라면 그 신발이 존재하기는 하느냐고 물을 겁니다. 저는 생물학을 하니 효율,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적응도(fitness)를 골랐습니다.
사실 이 단계가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동작인데, 대부분 그냥 지나칩니다. 어떤 학문의 틀로 답하겠다고 먼저 선언하는 것. "저는 진화와 에너지 효율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이 질문은 아무 말 대잔치에서 방법이 있는 추론으로 바뀝니다. 튜터도 그때부터 어디로 같이 걸어가야 할지 알게 되고요.
다윈 진화의 표현을 빌리면, 모든 형질은 개체의 평생 번식 성공을 최대화하도록 다듬어집니다. 전문 용어를 걷어 내면, 결국 모든 것은 가능한 한 효율적인 쪽으로 진화한다는 뜻입니다.
인터뷰실에서의 기술은 이런 원칙 하나를 가져와, 눈앞에 놓인 대상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묻는 것입니다. 그 대상이 신발이라도요.
신발에서 걷는 동작으로
걷는 동작 자체를 떠올려 봅니다.
한 걸음 뗄 때마다 발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져야 하고, 그러려면 다리 근육이 수축해야 합니다. 이제 신발에 굽을 달아 봅니다. 발이 이미 살짝 들려 있으니, 한 걸음마다 근육이 해야 할 일이 조금 줄어듭니다.
일이 줄면 근육에 걸리는 부하가 줄고, 태우는 ATP가 줄고, 아주 작은 에너지 절약이 남습니다.
한 걸음만 보면 이 절약은 0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평생의 걸음 수를 곱하면 가질 만한 값이 됩니다.
고무 한 조각에서 에너지로, 에너지에서 적응도로 이어지는 이 사슬이 생물학자가 듣고 싶어 하는 답입니다. 형태를 보세요. 고리 하나하나는 작지만 서로 물려 있고, 무엇보다 전부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같은 원리를 분자 수준까지
원칙을 손에 넣었으면 신발에서 멈추지 마세요. 다른 스케일로 늘려 보는 것, 여기가 가장 점수가 붙는 지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단백질이 아미노산 155개든 157개든 같은 일을 한다면, 왜 155개일까요? 세포 입장에서 짧은 쪽을 만드는 게 더 싸기 때문입니다. "효율이 선택된다"는 똑같은 논리가 신발 밑창에서 분자까지 관통합니다.
여기서 더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ATP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아껴 둔 그 근육 에너지는 몸에서 어디로 갈까 — 성장인가, 면역인가, 번식인가?
튜터를 고쳐 앉게 만드는 건 신발 굽을 맞혔다는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원칙이 전혀 다른 스케일에서도 성립한다는 걸 보여 줬다는 사실입니다.
왜 이런 걸 물어볼까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질문에 처음에 막혔고, 시동이 걸리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인터뷰어들이 도와줬고, 힌트를 줬고,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덜 무서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이 보는 건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자기 선택을 어떻게 정당화하는지입니다. 정말로 틀린 답은 없습니다 — 이유를 댈 수 있는 답과 댈 수 없는 답이 있을 뿐이죠.
뒤집어 말하면, 조용히 생각해서 멋진 결론 하나를 완성한 뒤 한 번에 발표하면 이 문제의 점수를 전부 놓칩니다. 보여 줘야 할 것이 정확히 그 과정 안에 있으니까요.
연습해 둘 만한 습관
이 글에서 한 문장만 가져간다면 이겁니다. 생각을 소리 내어 말하세요.
아무도 여러분의 머릿속을 읽을 수 없습니다. 말을 시작하는 순간, 무서운 변화구는 대화로 바뀝니다. 그리고 대화에서는 튜터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전에는 이렇게 연습해 보세요. 주변의 평범한 물건 하나를 고릅니다. 문 경첩, 거미줄, 우산 같은 것. 그걸 진화와 에너지의 관점으로 2분 동안 설명합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중간에 끊고 반박해 달라고 부탁한 뒤, 거기서부터 다시 이어 가 보세요.
끊긴 다음에도 계속 밀고 나가는 것, 그게 실제로 키워야 할 근육입니다. 이 신발 굽 문제가 묻고 있던 것도 결국 신발이 아니라, 편한 영역 밖으로 끌려 나온 뒤에도 계속 생각할 마음이 있느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