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인터뷰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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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2021

옥스퍼드 의대 인터뷰 그래프 문제 풀이

Louis M. · Medicine (Oriel College, Oxford)

의대 인터뷰에서 그래프를 받아 들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라 몇 초를 그냥 날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한국에서 그래프 문제라고 하면 보기 다섯 개 중 하나를 고르는 것에 가깝지만, 옥스브리지에서는 그 그래프를 두고 튜터와 대화를 해야 하거든요.

저는 Louis이고, 옥스퍼드 오리엘 칼리지(Oriel College) 의학과 3학년입니다. 제 인터뷰에서는 그래프 한 장을 받고 그에 대한 질문을 연달아 받았습니다. 의대 인터뷰에서 그래프 문제는 정말 자주 나오니, 제가 어떻게 풀어 갔는지 그대로 적어 봅니다.

손에 쥐여 준 그래프 한 장

가로축은 대략 1830년부터 1960년까지, 세로축은 인구 100만 명당 연간 결핵(tuberculosis, TB) 사망자 수였습니다. 길고 가파른 하강 곡선이었죠.

그래프 위에는 의학적 진전들이 시점으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결핵균(Tubercle bacillus) 동정, BCG 백신 도입 같은 것들이요. 이 표시들은 중요합니다 — 다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위치만 기억해 두세요.

해석보다 먼저, 보이는 대로 말하기

첫 질문은 아주 담백했습니다. 이 그래프는 무엇을 보여 줍니까?

표시된 단서로 병명을 특정하지 못하더라도 추세는 얼마든지 서술할 수 있습니다. 사망률이 100만 명당 연간 약 4,000명에서 약 50명으로 떨어졌다. 기간은 약 130년, 감소 폭은 두 자릿수 배율에 가깝다.

해석보다 서술이 먼저입니다. 데이터를 깔끔하게 읽어 내는 것만으로 이미 강한 답변이고, 그동안 생각할 몇 초를 벌 수 있습니다. 많은 지원자가 그래프를 받자마자 "왜"로 뛰어들어, 정작 "무엇"도 못 말하고 머리도 아직 안 굴러간 상태가 됩니다.

덧붙이면 "대략", "약", "자릿수" 같은 표현은 얼버무림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래프를 어느 정밀도까지 읽어야 하는지 안다는 신호로 들립니다.

chemotherapy를 정확히 정의하기

다음 질문은 chemotherapy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였습니다.

대부분은 항암치료를, 암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chemotherapy의 본뜻은 화학물질로 어떤 질병이든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 그래프에서 질병은 결핵이고 원인균은 Mycobacterium tuberculosis이며, 여기서의 chemotherapy는 항생제를 가리킵니다.

익숙한 단어를 정확하고 더 넓은 본래 의미로 되돌려 놓는 것. 이런 작은 동작이 인터뷰에서 굉장히 잘 먹힙니다. 연상으로 답하는 게 아니라 정의로 답한다는 뜻이니까요.

여기에 한 줄 덧붙일 수 있습니다. 세균성 질환이니 항생제가 듣는다는 것, 그래서 백신과 약물이 이 그래프에서 서로 다른 갈래라는 것.

함정이 숨어 있던 진짜 질문

그다음이 본론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결핵 사망률을 낮추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느냐.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표시된 세 가지 의학적 진전 중 어느 것도 연간 절대 사망자 수에 뚜렷한 꺾임을 만들지 못합니다. 곡선은 그것들이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이 한 박자가 가장 참기 어려운 순간입니다. 그래프에는 의학적 진전이 적혀 있고 질문은 기여도를 묻고 있으니, 둘을 잇는 게 가장 힘이 덜 드는 답이거든요. 그리고 그게 오답입니다.

질문이 이렇게 넓게 던져졌다는 것 자체가, 그래프 밖으로 나오라는 초대입니다.

이 시기에 위생(sanitation)이 극적으로 개선되면서 결핵의 전파가 크게 줄었습니다. 영양 상태가 좋아지면서 사람들의 면역계가 감염을 이겨 낼 힘을 갖게 됐고요. 무거운 일을 한 것은 그래프에 찍힌 약이 아니라 이 두 가지였습니다.

그래프 밖을 읽어 내기

이 문제의 핵심은 결핵에 관한 지식 한 조각을 아느냐가 아닙니다.

가장 눈에 띄는 답을 그대로 집어 갈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실제 데이터에 대보고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릴 것인가입니다.

라벨 너머를 보고 공중보건까지 시야에 넣으려는 태도 — 의학이라는 학문이 굴러가는 방식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임상에서도 같은 구조를 반복해서 만나게 됩니다.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설명이 데이터가 지지하는 설명인 경우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예전의 저에게 해 주고 싶은 말

데이터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서술하세요.

일상적인 단어라도 정의를 분명히 하세요. 특히 다들 안다고 여기는 단어일수록요.

질문이 일부러 넓게 던져졌다면, 그건 그래프 안을 더 깊이 파라는 뜻이 아니라 그물을 더 넓게 던지라는 힌트입니다.

무엇보다, 그래프가 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답을 그대로 주지 마세요. 진짜 의학적 판단은 "데이터도 그렇게 말하나?"라고 한 번 더 묻는 그 자리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