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입시경험담
옥스브리지 법학 인터뷰 준비의 핵심은 판례 암기가 아닙니다. 어디든 적용되는 두 가지 논증, Jones v Padavatton 판례 활용법, 법의 목적에 대한 이해, 방 안에서의 태도까지.
법학 인터뷰를 앞둔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어떤 판례를 외워 가야 하나요"입니다.
그런데 이 준비 방식이 정확히 옥스브리지 법학 인터뷰에서 가장 안 통하는 방식입니다. LNAT 점수도 괜찮고 자기소개서도 열 번 넘게 고쳤는데, 모의 인터뷰에서 "그럼 반대로 보면요?" 한마디에 멈추는 학생이 매년 나옵니다.
인터뷰가 다가온다면, 저는 개별 정답이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따라오는 '사고 습관'을 만드는 쪽으로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답을 외우지 말고, 어디든 통하는 논증을 만드세요
답을 통째로 암기하려 하지 마세요.
법학 인터뷰는 문제를 찍을 수 없고, 튜터는 준비된 문단을 읊는 것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대신 넓게 읽고, 까다로운 법적 문제를 붙잡고 오래 생각하고, 옮겨 다닐 수 있는 논증을 만드세요.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 적용할 수 있는 종류의 것 말입니다.
늘 준비해 둘 만한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 이 판단이 끝없는 소송의 문을 열지는 않는가(open the floodgates)?
둘, 공공정책(public policy) 차원의 우려를 낳지는 않는가?
이 둘을 손에 쥐고 있으면 좀처럼 막히지 않습니다. 어떤 법을 아는지에 기대지 않고, 조금 더 멀리 볼 의향이 있는지에만 기대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도구가 되는 판례: Jones v Padavatton
머릿속에 넣어 둘 고전이 하나 있습니다. Jones v Padavatton — 딸이 깨진 금전 약속을 두고 사실상 어머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완벽한 인터뷰 재료입니다. 한 사람에 대한 공정성과 그 규칙이 낳을 더 넓은 결과를 저울질하게 만들거든요. 법원이 이런 가족 간 약속을 강제한다면, 선은 어디에 그어야 할까요? 부모가 주기로 한 용돈도 포함될까요?
양쪽으로 각각 한 번씩 변호해 보세요. 구체적으로는 딸이 승소해야 하는 이유를 다섯 문장으로, 그다음 패소해야 하는 이유를 다섯 문장으로 써 보고, 어느 쪽이 더 말하기 어려웠는지 자문하세요. 어려웠던 쪽이 다음 인터뷰에서 추궁당할 방향입니다.
법은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법이 실제로 하려는 일"에 대한 견해가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행위의 안내, 평등의 촉진, 억압의 방지.
기본 구분도 알아 두세요. 민사 책임은 배상(compensation), 형법은 처벌(punishment).
그리고 법과 도덕의 관계를 생각할 준비를 하세요. 둘은 겹치는가? 법이 도덕을 강제해야 하는가? 충돌할 때는 어느 쪽이 물러나야 하는가?
이런 더 큰 생각들이 답변에 무게를 실어 줍니다. "영리한 추론"을 "법률가처럼 생각한다"로 바꿔 주는 층이기도 합니다.
방 안에서: 입장은 지키되 반론은 받으세요
지적으로 유연하세요. 입장을 갖되, 참호를 파는 대신 반론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동작은 이렇습니다. 반박을 받으면 먼저 상대의 논점을 한 번 되짚어 말해 제대로 들었음을 확인하고, 그다음 답하세요. 몇 초를 벌면서 동시에 듣고 있다는 걸 보여 줍니다.
어울린다면 최근의 법적 동향을 끌어와도 좋습니다. 다만 헤드라인만 인용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논할 수 있을 때만요.
연습 자료로는 옥스퍼드가 공개하는 예시 질문이 있고, 저희도 질문 은행을 따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해 학생들을 보며 알게 된 것은, 결국 가장 잘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겁니다. 그들은 인터뷰를 시험이 아니라 토론으로 대합니다. 이 태도 차이는 입을 연 첫 1분에 이미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