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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2021

옥스퍼드 의대 인터뷰 4번, 정답 없는 윤리 문제

두 칼리지에서 네 번의 옥스퍼드 의대 인터뷰를 본 지원자가 실험 설계까지 파고드는 질문들, 장기기증 윤리 문제에 답한 방식, 실제로 읽은 자료와 주당 공부 시간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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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네 번 본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먼저 겁부터 냅니다. 한 번도 부담스러운데 네 번이라니, 한 번 삐끗하면 그대로 끝나는 것 아닌가 싶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막히는 지점은 대개 이런 순간입니다. "그럼 그걸 확인하려면 실험을 어떻게 설계하시겠어요?"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생각을 그 자리에서 말로 꺼내 본 적이 없으면 여기서 멈춥니다.

저는 옥스퍼드 의학과(Medicine)에 지원해 실제로 네 번의 인터뷰를 봤고, 끝나고 나서는 그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두 칼리지에서 네 번의 인터뷰

인터뷰는 총 네 번이었습니다. 오리엘 칼리지(Oriel College)에서 두 번, 세인트 에드먼드 홀(St Edmund's Hall)에서 두 번이었습니다.

많게 들리고 실제로도 힘듭니다. 그런데 뒤집어 보면 이 배치는 여러분에게 유리합니다. 한 번 흔들렸다고 가라앉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 줄 기회가 넉넉합니다.

그러니 첫 인터뷰가 끝난 뒤 밤새 복기하지 마세요. 아직 세 번 남았습니다.

디테일을 파고드는 질문들

인상적이었던 건 튜터들이 질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디테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어떤 생각을 검증하려면 실험을 실제로 어떻게 설계하겠느냐를 묻습니다.

"이 사실을 아느냐"보다 "좋아요, 그럼 그걸 어떻게 알아내겠어요?"에 가깝습니다.

이 전환이 한국 학생에게 가장 미리 적응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훈련받은 것은 이미 아는 결론을 말하는 것이고,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결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결론으로 가는 길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응법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무엇을 측정할 것인지, 무엇을 대조군으로 둘 것인지, 어떤 결과가 나오면 내 가설이 틀린 것인지. 이 세 문장은 거의 모든 "어떻게 검증하겠는가" 질문에 얹을 수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윤리 문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웨일스의 장기기증 옵트아웃(opt-out) 정책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어려운 이유는 정확히 옳고 그름이 없기 때문이고, 최신 의학 이슈를 어느 정도 알고 들어가면 도움이 됩니다.

저를 건너가게 한 것은 틀릴 수도 있는 생각을 기꺼이 탐색해 보는 태도였습니다. 말하는 내용에 과학적 추론을 붙일 수 있는 한, 튜터는 여러분의 사고 과정을 볼 수 있고 그것이 채점 대상입니다.

쓸 만한 틀 하나를 드리면 이렇습니다. 이 정책이 풀려는 문제(공여 장기 부족)를 먼저 말하고, 그것이 희생할 수 있는 가치(동의의 실질)를 말하고, 그다음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 옵트아웃은 사람들의 의사를 바꾼 것인가, 아니면 집계 방식을 바꾼 것인가?

준비하면서 실제로 읽은 것들

시사를 따라가기 위해 Student BMJ, 『New Scientist』, BBC 건강 뉴스, 그리고 가끔 학술 논문을 읽었습니다.

책으로는 두 권을 정말 추천합니다. 올리버 색스(Oliver Sacks)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그리고 아툴 가완디(Atul Gawande)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Being Mortal)』.

주당 8~9시간 정도를 들였고, 인터뷰 직전 주에는 20시간을 넘겼습니다.

이 시간 배분은 그대로 적어 둘 만합니다. 많은 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결과를 가르는 건 총량이 아니라, 그중 상당 부분을 '입으로 말하는 데' 썼느냐입니다.

왜 옥스퍼드였나

옥스퍼드를 고른 이유는 한편으로는 도시 자체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정이 임상 전(pre-clinical)과 임상(clinical) 두 단계로 나뉘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단계 구분"과 인터뷰의 성격은 같은 이야기입니다. 옥스퍼드 의학 교육은 과학적 원리를 단단히 세운 다음 환자 앞에 서게 합니다. 그리고 "실험을 어떻게 설계하겠는가", "이 정책은 무엇을 희생하는가" 같은 질문은 그 지향이 입학 단계에 드리운 그림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