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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2021

옥스퍼드 대학 생활: 튜토리얼과 시험의 진짜 모습

옥스퍼드 생화학 졸업생이 전하는 옥스퍼드 대학 생활: 튜토리얼 수업과 실험실 리듬, 서브퍼스크 시험 전통, 그리고 최종 학위 성적에 1학년이 반영되지 않는 이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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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맞히는 훈련만 하고 자란 아이가, 매주 튜터와 마주 앉아 연속으로 추궁당하는 수업을 버틸 수 있을까요?"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설명회 자료는 대개 건물 사진과 순위에서 끝나니 더 그렇겠죠.

저는 Harry이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옥스퍼드에서 생화학(Biochemistry)을 공부했습니다. 학업 쪽이 실제로 어땠는지 순서대로 적어 보겠습니다.

튜토리얼, 그리고 16시간 걸린 첫 에세이

옥스퍼드의 심장은 튜토리얼(tutorial, 소수 인원 지도 수업)입니다. 그리고 강도가 셉니다.

제 인생 첫 과제는 16시간이 걸렸습니다.

튜토리얼은 이렇게 굴러갑니다. 혼자 공부한 주제를 여러분이 발표하고, 튜터가 어려운 질문으로 밀어붙여 토론으로 만듭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무섭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아 본 교육 중 최고였습니다.

위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자면 이렇습니다. 버틸 수 있느냐는, "막히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기본값"임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튜토리얼에서 답을 못 하는 일은 매주 일어나고, 모두에게 똑같이 일어납니다. 익숙해지는 데 대략 한 학기가 걸립니다.

강의와 실험실

강의는 보통 9시부터 11시, 또는 11시부터 1시에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필수 출석이 아니었습니다. 자기에게 유용하면 갑니다.

실험실에는 좋은 규칙이 있었습니다. 실험이 끝나면 나가도 되고, 최대 8시간까지입니다.

저와 제 실험 파트너는 효율적으로 일해서 점심 전에 끝내는 일이 잦았습니다. 물론 늘 마지막까지 남는 것으로 유명한 한 조도 있었죠.

이 "자유롭되 결과는 본인 몫"이라는 설정이 옥스퍼드 학업 생활의 바탕색입니다. 아무도 출석을 부르지 않고 아무도 재촉하지 않지만, 매주의 튜토리얼이 공부를 했는지 안 했는지를 가차 없이 드러냅니다.

시험, 서브퍼스크와 카네이션

알아 둘 만한 특징이 있습니다. 최종 학위는 2학년부터 4학년까지만 반영되고 1학년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생화학 전공으로서 저는 3시간짜리 시험을 여섯 번 봤습니다.

시험에는 정장 격의 서브퍼스크(sub fusc)를 입습니다. 나비넥타이와 가운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첫 시험 날에는 흰 카네이션을, 마지막 날에는 빨간 카네이션을 다는 전통이 있습니다.

다 끝나면 친구들이 골목에서 거품과 색종이로 "트래싱(trashing)"을 해 줍니다. 재미있는 만큼 엉망이 됩니다.

1학년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은 불안해하는 가정에 한 줄 더 설명할 값어치가 있습니다. "1학년은 놀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옥스퍼드가 첫해를 적응 기간으로 공식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한국 고등학교 체계에서 넘어오면 그 낙차가 원래 크고, 제도가 그 완충을 마련해 둔 것입니다.

칼리지 생활

칼리지 제도 덕분에 소속 칼리지의 도서관과 식당이 생기고, 여기에 래드클리프 카메라(Radcliffe Camera) 같은 웅장한 공용 공간이 더해집니다.

기억에 남는 건 대개 사소한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튜터들과 함께 식사하는 서브젝트 디너 같은 것.

아주 큰 대학을 아주 작은 공동체처럼 살게 해 줍니다.

졸업하고 나서야 제대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옥스퍼드의 강도는 진짜입니다. 그런데 그 강도를 버티게 해 준 것은 의지력이 아니라, 매일 저녁 같은 긴 테이블에 앉을 때 옆자리에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