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입시경험담
옥스퍼드 고전학 입학시험(CAT)을 포함한 세 단계 전형 정리. 제출 에세이 고르는 기준, 사전 없이 시간제한도 없는 번역 시험의 성격, 지문 15분을 받고 들어가는 인터뷰까지.
옥스퍼드 고전학(Classics) 지원을 준비하다 보면 제일 먼저 막히는 게 정보입니다.
의대나 공대는 그래도 선배 후기가 돌아다니는데, 라틴어와 고대 그리스어를 다루는 이 전공은 "시험이 뭐가 있는지"부터 물어볼 사람이 없어요. 학교 선생님도 보내 본 적이 없고, 컨설팅에 물어도 답이 서로 어긋납니다.
옥스퍼드 고전학 지원은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가 실제로 어땠는지 순서대로 적어 보겠습니다.
1단계: 이미 채점받은 에세이 두 편
평소 학교 수업의 일부로 이미 채점을 받은 에세이 두 편을 제출합니다.
제 조언은 이렇습니다. 진심으로 즐거웠고 확실히 아는 주제의 글을 고르세요. 인터뷰가 그리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이 점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제출 에세이는 평가 자료일 뿐 아니라, 동시에 "인터뷰 출제 범위"를 스스로 고르는 목록입니다. 두 편을 올린다는 건 "이 두 주제로는 얼마든지 물어보셔도 좋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셈이에요.
저는 루크레티우스(Lucretius)에 관한 이탈리아 문학 번역 시험 답안과, 에우리피데스의 『바쿠스의 여신도들(Bacchae)』 전체를 관통하는 빛과 어둠의 어휘를 다룬 에세이를 냈습니다. 둘 다 기꺼이 변호할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그러니 고를 때의 질문은 "어느 쪽 점수가 높은가"가 아니라 "세 번 되물어도 답할 수 있는가"여야 합니다.
2단계: CAT — 사전도 없고 시간제한도 없습니다
CAT은 산문과 운문 번역을 통해 언어 능력을 확인합니다.
시간제한이 없고, 사전도 주지 않습니다.
가혹하게 들리지만 완벽함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보는 것은 기초이지 무결함이 아닙니다.
시간제한이 없다는 점은 따로 짚을 만합니다. 이 시험이 속도에 점수를 주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준비의 방향은 "빨라지기"가 아니라 문법을 본능이 될 때까지 다지는 것입니다. 사전이 없는 상태에서 유일한 버팀목은 어휘량이 아니라 형태론(어형 변화)입니다.
준비 방법은 번역을 계속 연습하고, 라틴어와 그리스어 문법을 생각 없이 나올 때까지 반복하는 것입니다.
3단계: 지문 15분을 받고 들어가는 인터뷰
인터뷰는 텍스트를 토론의 발판으로 씁니다.
보통 지문을 먼저 읽을 15분 정도가 주어지고, 그다음 방에 들어가 그것을 놓고 이야기합니다.
이 15분을 어떻게 쓰는지는 연습이 가능합니다. 한 번은 대의를 잡으며 통독하고, 두 번째는 전혀 확신이 없는 지점을 표시하고(그곳이 대개 질문이 나올 자리입니다), 세 번째는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지점은…"이라는 첫 문장을 스스로 준비하는 것.
튜터가 원하는 사람은 반응이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새롭거나 예상 밖인 것을 피하지 않고, 약간의 배짱과 지성으로 붙잡는 사람.
정답을 다 들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유용한 한마디는 이겁니다. 이건 한 번도 모든 답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였던 적이 없습니다.
지금 가진 지식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그것을 낯선 대상에 기꺼이 써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그걸 보여 주면, 여러분은 정확히 그들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돌아보면 세 단계는 같은 것을 세 가지 형식으로 물었습니다. 제출 에세이는 자기가 쓴 것에 책임질 수 있는가, CAT은 기초가 단단한가, 인터뷰는 낯선 텍스트 앞에서의 첫 반응이 어떤가. 언어는 채울 수 있고 배짱도 훈련되지만, "확신이 없을 때 입을 여는 일"만은 스스로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