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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2021

옥스퍼드 PPL 인터뷰, 철학 토론이 된 30분

옥스퍼드 PPL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로 한 세션을 통째로 보낸 경험. 칼리지 두 곳에서 보는 이유와, 독서를 자기소개서와 맞추는 준비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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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고 할 때 그 '안다'가 정확히 무슨 뜻이죠?"라는 질문에 한 문장을 답하면, "그럼 이건 아는 걸까요?"가 돌아옵니다. 다시 답하면 또 되물어 옵니다. 그렇게 30분이 지나갑니다. 외워 갈 수 있는 지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없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어떡하지"가 가장 흔한 걱정이지만, PPL 인터뷰에서는 애초에 '아는 문제'라는 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옥스퍼드 심리학·철학·언어학(Psychology, Philosophy and Linguistics, PPL) 지원자 한 명의 실제 경험담입니다.

인터뷰 두 번, 칼리지 두 곳

저는 인터뷰를 두 번 봤습니다. 한 번은 제가 지원한 칼리지(college)에서, 다른 한 번은 근처의 다른 칼리지에서요.

옥스퍼드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지원자를 여러 곳으로 흩어서 한 팀 이상의 튜터가 보게 합니다.

처음 듣는 분들은 이걸 불안하게 받아들이곤 합니다. "첫 인터뷰를 못 봐서 다른 데로 넘긴 건가?" 아닙니다. 오히려 보험에 가깝습니다. 한 번의 부진이 결과 전체를 결정하지 않도록 만드는 장치예요. 다른 칼리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온전한 기회가 한 번 더 있습니다.

질문 하나가 인터뷰 전체를 먹어버린 날

지금도 기억나는 질문은 이겁니다. "무언가를 안다(know)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작아 보이는 질문인데, 제 두 번째 인터뷰를 통째로 삼켰습니다.

우리는 그냥 그것을 따라갔습니다. 하나의 답이 다음 질문을 부르고, 그 상태로 세션이 끝났습니다.

제대로 된 철학 토론을 해 본 적이 없다면, 감각은 이렇습니다. 읊을 사실은 없고, 하나의 생각을 계속 뒤집어 보는 동안 누군가 옆에서 그것을 밀어붙입니다.

예를 들어 "안다는 건 참인 것을 믿는 것"이라고 답하면, "그럼 찍어서 맞힌 것도 아는 건가요?"가 옵니다. 그래서 "근거도 있어야 한다"를 덧붙이면, "근거는 틀렸는데 결론이 우연히 맞았다면요?"가 옵니다. 한 걸음마다 자기 정의를 더 정밀하게 고쳐야 합니다.

요령은 "정답"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말고 그 안에 편안히 머무는 것입니다. 정답이 없으니까요. 목표는 결승선에 닿는 게 아니라, 매번의 수정에 이유를 붙이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제 준비는 대부분 독서였습니다.

철학사와 언어학사에서 무게가 있는 책들을 여러 권 읽었고, 자기소개서(Personal Statement)에 그 책들을 반드시 언급했습니다. 제가 읽은 것과 제가 질문받을 수 있는 것을 일치시켜 놓은 셈이죠.

이 부분은 따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은 책만 쓰세요. 그들은 실제로 물어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문만 읽은 유명한 책은 인터뷰에서 자산이 아니라 부채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덜 유명한 책이라도 제대로 읽었다면 그쪽이 더 안전하고, 자기 이야기를 꺼내기도 쉽습니다.

왜 PPL이었나

저는 고등학생 때 이미 철학과 언어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걸 알았습니다.

철학에 제대로 흥미가 붙었고, PPL은 그 둘을 심리학과 나란히 둘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제 머리가 굴러가는 방식에 잘 맞았어요.

돌아보면 그 "인터뷰를 통째로 먹은 질문"은 꽤 정확한 예고편이었습니다. 이 전공이 앞으로 3년간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거든요. 단순해 보이는 개념 하나를 스스로도 놀랄 만큼 깊은 데까지 층층이 벗겨 내는 일. 여기까지 읽고 피곤하게 들린다면 그건 정직한 반응이고, 재미있게 들린다면 아마 그게 답입니다.